그중 남성이 약 3/4, 여성이 약 1/4 수준으로 남성 비중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음주, 흡연, 섭생 등 생활습관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고령화 시대라는 배경도 있겠으나 60세 이상 환자 수가 급증하여 15만이 넘는다고 하니 신장병 원인은 신체의 노화와 크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50대 20%, 60대 27%, 70대 26%, 80대 11%로 집계되는 것으로 보아 노령층일수록 신장병에 취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70대, 80대에서 신장병 환자가 점차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신장병이 완치되어 줄었다기보다는 노화에 의한 자연 사망에 따른 감소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신장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 즉 사구체 여과율이 점차 감소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신장병 말기 환자가 신장이식을 기다리며 투석을 받는 심각한 환자 수가 70,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의사들은 이 신장병을 두고 “죽음의 암살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냐하면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없이 아주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만 신장병은 서서히 진행되어 어느 시점이 되어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신장이 심각하게 망가져 버려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장병의 증상은 초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병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스스로 병증을 알아차리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중년이나 노년 등 일정 연령이 되었거나 집안에 병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정기 정밀검사로 초기에 발견하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절대 가벼이 여겨선 안 되며 적극적인 대응으로 병을 키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초기에 발견되면 치료를 하거나 병이 진행되는 것을 늦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신장병이 진행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신장 기능을 잃었다면 혈액투석은 피할 수가 없다. 머지않은 미래에 줄기세포 배양으로 남에게 신장을 기증받지 않고도 내 몸에 맞는 신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지만 그것은 아직도 희망 사항일 뿐이고 현실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 보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필자도 지금까지 인간의 신장을 줄기세포로 배양하고 이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과거 20여 년 전 줄기세포 은행이 한창 유행할 때를 기억하는데 자신의 줄기세포를 은행에 보관했다가 질병이 생겼을 때 꺼내서 배양한다며 살짝 기대를 갖게 했지만 의학이 급 발전한 지금까지도 신장병 치료는 멀고도 먼 이야기인 것 같다. 그래서 타인의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그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필자는 2018년도 5월에 아내에게 신장을 기증받아 성공적으로 이식수술을 하였고 지금은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정상인으로 일도 하고 있으며, 여가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상태로 발병 전의 정상 생활을 누리는 행운을 얻었다. 만성신부전 투병을 하면서 겪었던 투병기와 이식수술을 받았던 수술기, 수술 후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신장병 환우들에게 전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모든 동물의 에너지원(源) 신장을 사랑하고, 되도록 혹사시키는 일이 없도록 살짝 공부하고 관리하여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 짧지 않은 만성신부전 투병 기간과 이식수술 과정에서 아들을 또 잃을까 온통 아들 걱정에 잠 못 이뤘을 어머니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젠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당시 갓 대학에 입학한 큰아들 동욱과 고3 수험생으로 입시 공부도 버거운데 아빠 신장병을 걱정하며 힘들어했을 작은아이 동준에게도 걱정시켜 미안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음에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인생 일대 중요한 수험공부도 버거운데 운 나쁘게 그 시기에 아빠 병이 악화되어 적잖이 불안했을 텐데도 이를 감내하고 멋지게 대학에 합격하였고 지금은 군 생활과 활기찬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들이라 더욱더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피붙이 형제들, 처가 형제들과 친지 어른, 일일이 이름을 올릴 수 없음이 아쉽지만 병원을 찾아 위로와 격려해 주신 절친들, 지인님께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특히 힘겨운 투병으로 까칠해졌을 남편, 고집 센 남편의 병수발하면서 신장병 환자에게 맞는 건강식을 공부하여 식단을 챙겨주고 내 몸같이 살펴준 아내, 투석이 임박해서는 자신의 신장을 망설임 없이 내줘 새 생명을 찾아준 나의 사랑 연희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 그녀에게 이 책을 바친다. 아내는 지금까지 50여 회에 달하는 헌혈과 혈장 헌혈을 했으며, 신장기증 수술 1년 후부터 헌혈이 가능하다며 다시 헌혈을 시작했고 드디어 대한적십자사 포장증 은장을 받았다. 천사이거나 바보일 것 같은 아내에게 이런 다짐을 한다.

앞으로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만 생각하며 그대와 함께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그리고 당신을 사랑한다고...